핏펫 개발팀의 소통을 위한 협업툴의 사용법
기업은 같은 목적을 가진 구성원이 효과적으로 협업하여 성과를 달성하는 집단입니다. 효과적으로 협업하려면 당연히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한다는 것은 나의 생각을 알리고 또 동료의 생각을 알림 받는 공유하는 행위입니다. 소통의 어원은 라틴어 Communis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무엇인가를 공유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러면 협업툴의 정의는 ‘공유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 됩니다.
시중에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많은 협업툴이 있습니다. 슬랙, 잔디 같은 채팅을 기반으로 하는 것부터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나 구글의 워크스페이스같은 기존에 사용하던 툴을 클라우드로 통합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저는 수많은 협업툴이 각기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으며 그 사용성에 따라 공유할 수 있는 정보의 종류가 구분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핏펫에서도 많은 협업툴을 도입하고 적합성 여부를 따져가며 사용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슬랙, 노션, 아사나를 중심으로 협업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해보고자 합니다.
정제된 공유 vs 날 것의 공유
저는 공유하고자 하는 대상을 크게 정제된 정보와 날 것(raw)의 정보로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협업툴이 보기좋게 프리젠테이션을 해준다고 해도 상대방에게 내 생각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용을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러면 공유를 할 때는 항상 정제해서 전달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특히 소수의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고 빠르게 일처리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상황에서는 오히려 공유할 때마다 일일이 깨끗하게 정리하고 정제하는 것은 overhead로 작용해 일의 빠른 진행을 방해할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두 사람만 참여하고 있는 개발 프로젝트는 아웃풋의 sync가 맞추어져 있는 이상 두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모든 내역을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하여 전체 공유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일의 진행과정에서는 두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의 소통으로 충분하며 다른 사람들은, 완료일정과 진행과정에서의 이슈 사항, 새롭게 알게된 지식 정보들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참여자의 수나 지식수준 등 상황에 따라 많은 경우에 있는 그대로, 빠르게 정리한 날 것의 공유가 필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예로 아래 내용을 공유할 때는 정제할 필요가 없고 날것이라도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거 어때? 정도로 아이디어 얘기를 시작하려는 경우
- 매일하는 간단한 스탠드미팅
- 업무 진행 중 협업자간 대화
- 그 밖에 변화할 소지가 있거나 보관할 필요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는 내용
반대로 정제해야 할 공유도 많이 있습니다
- 회사의 로드맵, 일정, KPI, OKR, 또는 회사의 목표
- 의사결정이 이루어진 회의 내용
- 협업 종료 후 공유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 회사 내 계정 등 정보성 글
- 그 밖에 나중에 찾아볼 것이라고 기대하는 내용
이렇듯 정제된 내용과 날 것의 내용을 각각 공유할 경우가 생기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은 두 종류의 글이 섞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회사 로드맵에 대한 공유가 구성원들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슬랙의 #IdeaTalk 채널에 공유되면 다른 글들에 덮여 나중에 찾기 무척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슬랙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검색이나 채널별 Pin 기능을 사용하면 되지 않나요?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같은 불편함이 있습니다.
1. 검색은 정리된 목차에서 발견하는 것과 달리 정보를 아는 사람이 단어를 생각해 내야만 함
2. 날 것의 정보가 섞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검색도 힘들어짐
3. 슬랙은 채널이라는 하나의 depth만 존재하여 목차 분류 및 정리가 어려움
채팅 기반으로 시작한 슬랙은 날 것의 정보를 공유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제한 정보를 공유하는데도 사용한다고 하면 못 쓸 이유는 없지만 그 점을 해결할 수 있는 다른 좋은 툴들이 많이 있습니다. 즉 날 것의 정보 공유에 최적화된 협업툴이 정제된 정보 공유를 최적화한 협업툴보다 더 좋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협업툴을 다루는 시행착오의 중간지점에서 저는 정제된 정보를 해결하는 협업툴, 날것의 정보를 해결하는 협업툴 이 두가지를 명확하게 분류해서 사용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혹은 다른 의미에서 사용할 협업툴이 하나 더 있는데요.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협업자간 내용 공유와 매니징하는 관점에서 쓰기 편한 협업툴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벼운(날 것의) 글을 공유하거나 노티할 때
날 것의 글을 공유함에 있어 슬랙같은 대화형 협업툴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유가 채팅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형식을 갖춘다기보다 빠르게 전달하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특히 많은 채팅앱이 주는 최고 장점 가운데 빠른 알림 수신이 있습니다. 슬랙을 통해 DM이나 멘션, 채널을 통한 알림을 받는 것이 사람들에게 매우 자연스럽게 포지셔닝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슬랙은 수많은 Third party 툴과 연동이 가능합니다. 구글캘린더의 새로 등록되는 내용을 알림받거나 깃허브, 아사나, 노션 등 많은 툴에서 특정 액션이 일어날 때 슬랙 내로 메시지 전송이 자동으로 가능하므로 우리는 슬랙을 통해서 다른 툴에서 일어난 액션을 인지하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슬랙은 날것을 바로바로 공유할 뿐만 아니라 최초의 소통지점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 진행 및 매니징할 때
협업 관점에서 업무를 진행할 때는 태스크 진행을 위한 정보는 어느정도 정제되어 있습니다. 가령 어떤 이슈나 문제가 있는지, 그것의 기획이나 기능명세, 디자인이 정리되어 있으며 태스크 참여자들은 그 정보를 기반으로 태스크를 진행하며 다시 정제가 필요한 새로운 날 것의 정보들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해당 태스크를 기다리는 다른 협업자나 매니징하는 구성원은 업무 내용자체보다 아래 내용에 더 관심이 많을 수 있습니다.
1. 누가 그 일을 할당받아서 하고 있는지
2. 그 일이 언제까지 완료될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3. 이 일이 어떤 일과 연관되어 있는지
4. 실제 해당 일자에 완료되어 다음 태스크로 넘어갔는지
이런 태스크에 대한 메타정보는 태스크 진행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일이 끝나고 난 뒤에는 크게 중요한 정보로 가치를 가지지 않습니다. 일이 진행되어 가면서 노하우나 결과 등 태스크에서 발견된 중요한 내용들은 물론 기업에서 쌓아가야할 중요한 정보이지만 아직 정제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런 류의 협업을 위한 협업툴은 따라서 정제된 정보를 모아두는 곳과 다시 분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사나는 그런 태스크 중심의 메타 정보를 관리하고 일과 일을 연결짓는데 최적화되어 있는 툴 중의 하나입니다. 태스크의 할당 일정 관리를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태스크의 depth를 분류하여 체계적인 정리도 가능합니다. 아사나의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정보를 정제하여 쌓아두고 관리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정제된 정보 이외의 다른 정보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노하우나 결과물을 정리하고 검색하는 곳으로 쓰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이 존재합니다.
정제된 글을 공유할 때
정제된 글을 공유할 수 있는 솔루션은 사실 많습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정제된 글을 만드는 과정은 또 하나의 일이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노하우나 결과가 협업하는 동료들에게 공유되고 그들의 다음 액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서 내 일이 아닌 회사의 일로서 완료가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정제된 글을 공유할 때 3가지 포인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는지, 가독성이 좋은지, 그리고 쉽게 공유가 가능한지가 기능으로 충실히 녹아져 있다면 효과적으로 정제된 글을 부담없이 공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노션은 그런 3가지 모두 충실하게 반영한 협업툴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작성하면서도 markdown이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테이블 등을 만들어낼 수 있어 잘 만든 블로그를 보는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공유 역시 다양한 권한 체계를 지원하며 여러가지 공유 상황에 대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협업툴을 씀에 있어서 제 생각은 아래와 같이 정리됩니다.
- 슬랙에서 어떤 주제를 쉽게 떠들면서 일을 시작하고 노티받는다 (업무의 출발점)
- Asana로 업무 진행을 하고 일정 등 메타정보를 관리한다. (업무의 진행)
- 결과를 Notion에 정리, 업데이트하여 정제된 정보로써 공유한다. (업무의 종착지)
분명 하나의 툴만으로 위 3가지 역할을 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협업툴을 사용함에 있어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활용을 한다면 모든 구성원이 지나간 과업을 통해 정보를 찾고 노하우를 얻어 빠르게 일을 하는 것이 한결 쉬워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written by Shaun (Juyup Sung)
email: jy.sung@fitpet.co.kr